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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공무원 칼럼] 틀 안에서 생각하기①

2020.12.18

혁신이란 ‘틀 안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혁신을 생각하면 여지껏 존재하지 않은 것들을 창조하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혁신(革新)’은 이 말 자체에 해답이 들어있다. ‘가죽을 새롭게 한다’라는 혁신은 ‘가죽이 아닌 다른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죽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즉, 혁신은 전혀 새로운 것의 창조가 아닌 기존에 있는 것들을 발전시키고 변화시켜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혁신을 추진한다는 것은 주어진 ‘틀 안에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틀 안에서 생각하는 방법들을 이야기하기 전에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를 보여주는 사례를 살펴본다면 ‘혁신’의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올림픽 육상 중 높이 뛰기 경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선수들 대부분이 배면(背面)뛰기를 시도한다. 그렇지만 배면뛰기는 원래 있던 방법이 아닌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미국의 딕 포스베리(Dick Fosbury)가 처음 시도한 획기적인 기술이었다. 그전까지 높이뛰기 방법은 엎드려뛰기였는데 배면뛰기는 이와 전혀 다른 방법이었다.



그러나 포스베리가 우연히 배면뛰기를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포스베리는 원래 높이뛰기의 초보방법인 가위뛰기로 높이뛰기 연습을 했다. 그렇지만 가위뛰기로는 당시 발전된 기술인 엎드려뛰기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포스베리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가위뛰기’라는 틀에서 더 높은 장애물을 넘기 위해 몸을 바꾸기 시작했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배면뛰기라고 한다.



그러면 틀 안에서 생각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혁신을 수행하는 방법에는 핵심 제거, 요소 분할, 다수화 기법, 과제 통합, 속성 의존 등이 있다. 첫째, 핵심 제거는 ‘적은 것으로 많은 것을 만드는’ 방법이다. 반드시 있어야 하는 요소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으로 핵심적인 부분을 지우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어떤 요소의 기능이나 구조의 고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지금은 사라진 휴대용 카세트 테이프 재생기(스마트폰, MP3 이전 전자기기)인 워크맨(Walkman)은 핵심 제거를 잘 살린 예이다. 워크맨이 출시되기 전에는 카세트 녹음기는 부피가 너무 커서 휴대가 힘들었다. 워크맨은 기존의 카세트 녹음기에서 스피커와 녹음 기능을 제거하고 재생기능만을 담아 한 시대를 풍미(風靡)한 휴대용 전자제품의 대명사가 되었다.



둘째, 요소 분할은 ‘나누어서 지배하는’ 방법이다. 구조적 고착이 야기하는 사고의 제약을 극복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요소 분할은 세 가지로 구분된다. ① 어떤 제품의 특정한 기능을 분리해 다른 곳에 놓아두는 기능적 요소 분할, ② 어떤 제품을 분해해서 각각을 부품으로 활용하는 물리적 요소 분할, ③ 어떤 제품의 크기를 줄이면서 동일한 기능을 부여하는 보존적 요소 분할이 있다. 에어컨은 온도조절장치, 환풍기, 냉각기 등이 여러 요소를 포함한다. 그런데 에어컨을 설치할 때 본체와 전동기와 환풍기를 분리해 바깥에 실외기를 두면 전동기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열을 줄일 수가 있다.



셋째, 다수화 기법은 ‘더 많은 것으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는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 안에 있는 요소들을 몇 배로 복제하되 이를 조금씩 변형시켜 제각기 다르게 만드는 개념이다. 사진기 렌즈는 기본 렌즈를 여러 개 복사한 후 각각의 형태를 조금씩 수정해서 피사체(被寫體)의 이미지를 다르게 구현하는 방식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렌즈 전환을 통해 접사(接寫), 광각, 피사체 왜곡 등 다양한 촬영 기법에 활용하게 되었다(다음 호에 계속).



[출처] 공무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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