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 무료컨설팅

시험공고


뉴스
[현직 공무원 칼럼] 비대면 국제회의

2020.11.06

얼떨결에 된 국가 대표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변화 중 하나가 비대면(Non-contact) 문화이다. 감염병 확산을 막고 예방하는 차원에서는 사람 간 접촉을 피하는 비대면 문화는 새로운 일상이 되었다. 실제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던 것도 이제는 온라인 구매나 인터넷 쇼핑으로 전환되면서 택배나 배달 비중이 늘어났다. 의료기관에서도 이동 제한에 따른 의료 서비스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격 진료에 대해 논의 중이고, 아이들의 학교 교육도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되었다.


한편, 직장인들도 코로나19 감염 예방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실시하면서 사무실이 아닌 자택에서 일을 하고 회의를 하는 상황이 일반화되었다. 특히 대면 접촉이 필요한 회의도 화상이나 다중회선 전화를 통해 이루어지면서 비대면 회의가 새롭게 일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업무 방식의 변화는 공직도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업무 수행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는 국제협력이다. 각 분야에서 다른 나라와 협력과 교류를 해야 하는데 국제 이동이 제한되면서 일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출장을 가지 못하고 방한(訪韓)을 할 수 없으니 기존 계획했던 일에 차질이 생기고 모든 일정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경우가 다반사(茶飯事)였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장기화되면서 국제협력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계속 이루어졌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비대면 회의였다. 출장을 가거나 외빈을 맞을 수 없어 대면 회의를 할 수 없다면 비대면으로 회의를 진행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져 대면 회의를 할 수 있을 때를 기다리자는 것이다.


비대면 회의 방법으로 전화나 화상통신을 이용하는데 상대방의 기술여건, 논의 사항의 수준 등을 고려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을 이용한 화상회의는 민간에서 널리 활용되면서 유용성이 입증되었고 공직에서도 더 이상 국제협력을 미룰 수 없게 되면서 화상회의를 통해 대외협력 활동을 재개하거나 추동력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비대면 회의는 대면 회의를 대체해 이뤄지다보니 갑작스럽게 일정이 정해지면서 촉박하게 회의를 준비해야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곤 했다. 특히 화상회의는 원활한 연결이 생명이다 보니 시험 연결을 통해 연결이 잘 되는 지를 확인하고 회의 당일에도 연결에 계속 신경을 써야만 했다.


아울러 화상회의를 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이 없는 경우 회의장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야할 부분이었다. 특히 대면 회의가 아니다 보니 의제 조율이 되지 않아 회의 자료를 준비하는 것도 민감한 부분 중 하나였다. 단지 회의 참석을 위한 출장만 가지 않을 뿐 짧은 시간 동안 회의 참석을 준비하면서 업무 강도는 생각 이상이었다.


화상회의가 시작되고 무난하게 진행되는 도중 우리 측 수석대표가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겼다. 부내 회의실에서 화상회의가 있다 보니 긴급한 현안이 발생하면 이를 먼저 처리해야만 했고 수석대표의 이석(移席)은 불가피했다. 일종의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서 수석대표 자리를 누군가 대신해야했고 차석에 위치에 있던 필자가 그 역할을 감당해야만 했다. 게다가 우리 측 의견을 발표해야 해서 긴장이 더 될 수밖에 없었다. 국제회의에서 발언은 국가를 대표하기에 아무리 짧은 의견이라도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 5분 정도 발표였지만 부담은 상당했다.


아울러 갑작스런 발표로 영문 원고를 읽어볼 시간도 없어 즉석에서 원고를 읽어야 했다. 다행히 다른 나라 발언 순서 때 한 번 정도 읽을 시간이 있어 한국 순서가 되었을 때 원고를 차분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원고를 읽는 동안은 긴장이 되었지만 주어진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니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더불어 예상치 못한 수석대표가 되어 국제협력 현장의 최일선에 서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얼떨결에 화상회의를 통해 미리 수석대표의 역할을 하게 되었지만 국제회의에서 수석대표의 역할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출처] 공무원저널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