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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공무원 칼럼] 공직과 인공지능(AI)②

2020.04.03

인공지능시대 공직자는 감정 노동자

(지난 호에 이어서) 속기사 후배와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면서 인공지능이 공직에 들어왔을 때 어떤 상황이 일어날까 상상해보았다. 공직에 있는 조직마다 상황과 여건 등이 다르기에 인공지능이 맡을 역할을 일괄적으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일정한 틀은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분명한 것은 인공지능이 공직에 도입된다면 공직 전체 큰 틀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다. 단순하게 인공지능이 공무원의 업무를 대신하는 차원을 넘어서 인공지능으로 업무가 대체된 인력에 대한 재배치, 추후 인력수급, 예산 조정과 전체적인 조직 관리 등 공직 시스템 전반에서 매우 복잡하게 변화와 조정이 있을 수 있다.

우선 필자가 하는 일에 인공지능이 도입되었을 때를 가정해보았다. 정책 수립에 필요한 자원을 인공지능에 입력하면 최상의 정책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렇지만 만들어진 정책이 그대로 정책현실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정책을 만드는 시간은 줄어들지만 그 정책을 확정하는 것은 공무원이 할 수밖에 없다. 수립된 정책이 미칠 영향을 예상하고 그 효과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인공지능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결정된 정책안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를 예측해볼 수 있지만 정책 수요자는 사람이기에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한다.

정책과 관련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하지만 이를 정책으로 입안하고 정책 수요자와 소통하는 것은 공무원의 역할이다. 그리고 입안된 정책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도 공무원이 해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이 도입되면서 공무원의 역할은 감정 노동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민원 업무에 있어 인공지능이 최선안을 민원인에게 찾아주지만 민원인은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만들어진 해답을 인공지능으로부터 듣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직접 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소통하면서 최종적으로 이를 확인하려고 할 것이다. 인공지능이 도입된다면 민원 업무 처리는 인공지능이 맡게 되고 공무원은 처리된 결과를 바탕으로 민원인과 소통하면서 서비스의 질적인 부분을 높이는데 주력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공직에 도입된다면 공무원의 역량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감정 관리다. 정책 이해당사자들과 소통과 공감 능력 등은 정책 만족도를 높이고 정책 추진 효과를 확대하는데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다. 더불어 인공지능이 처리한 업무 결과를 완전하게 이해하고 숙지하는 것 역시 또 다른 과제가 될 것이고 어쩌면 커다란 도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처리한 결과를 행정서비스 수요자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공무원의 역할이 아니기 때문이다. 행정서비스 수요자에게 적절하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정책을 설명하고 무리 없이 소통할 때 만족스럽게 행정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 공직에 들어올 시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 본다. 처음에는 인공지능이 공무원의 업무에 있어 보조적인 역할을 하겠지만 점점 공무원이 맡았던 업무의 상당 부분을 대신할 것이다.

그렇지만 인공지능의 공직에 도입된다고 해도 공무원의 존재의 이유는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에도 수립된 정책을 정책 수요자에게 전달하고 이에 대해 책임을 앞으로 속기사가 해야 할 일이었다. 아울러 인공지능이 더 나은 결과를 산출할 수 있도록 코칭하는 부분도 속기사가 고민해야할 부분이라 덧붙였다(다음 호에 계속).


[출처] 공무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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