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기 경남·창원학원

과목별 체감난도 높인 문제 살펴보니

◆ 국어 “지문 폭탄에 풀이시간 증발”

올해 지방직 9급 필기시험에서 수험생들의 당락을 가를 과목은 ‘국어’가 될 전망이다. 응시자들은 물론, 수험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국어’ 과목의 난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평이 나온다.

특히, 비문학 독해의 경우 지문의 길이가 길어지고 문제 자체의 난도가 높아져 풀이시간을 안배하는데 애를 먹은 수험생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치러진 지방직 9급 필기시험과의 결정적인 차이도 바로 이 부분이다.

작년 지방직 9급 시험에서도 ‘국어’ 과목의 체감난도는 ‘중상’으로 평가된 바 있지만, 문학 파트에서 한시 1문항, 고시조 두 작품이 출제된 데다 작품의 주제를 한자어로 찾는 유형이 출제된 점이 난도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상당수의 수험생들이 ‘비문학 독해’ 등과 같은 수능형 문제보다 ‘한자’나 ‘고유어’ 등과 같은 지식형 문제를 집중적으로 학습한 이유였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지난해 어렵게 출제된 한자 문제는 올해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됐고, 독해와 화법, 쓰기의 출제비중이 높아지면서 평소 독해에 취약했거나 학습을 소홀히 한 수험생들의 허를 찔렀다.



가장 난도가 높았던 문제로는 제시된 글의 전개 순서를 묻는 6번 문항이 꼽힌다. 주어진 지문의 분량이 많은데다 내용 역시 짧은 시간 안에 응시자들이 빠르게 머릿속으로 요점을 정리하기에 어려웠다는 평이 나온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국어 문제의 풀이시간을 더 늘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원망 섞인 요구도 흘러나오고 있다. 100분 안에 5과목을 풀어야 하는 응시자들의 처지를 감안했을 때 비문학 독해의 난도를 높이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세부적으로는 ▲문법․어휘-6문항 ▲독해․쓰기․화법-8문항 ▲문학-4문항 ▲한자-2문항이 출제돼 전 영역에서 비교적 고른 출제를 보였다는 평이 나온다.


국어 A교수는 “비문학은 단기간에 점수를 올리기 힘든 영역이다. 독해의 핵심 기술을 확실히 익히고 꾸준하게 지문을 분석하는 연습을 할 때만이, 시험장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B 교수는 “지문과 문제 유형이 다양하게 출제된 시험이었고 지문의 길이가 길어졌기 때문에 당연히 시간 싸움이었다”라면서 “체계적인 독해 훈련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영어‧한국사 “대체로 무난했다”

지난해 지방직 시험에서 다소 높은 난도를 보인 영어는 올해 수험생들 사이에서 ‘무난했다’는 평이 많았다. 다만, 국어 과목에서 풀이시간을 안배하는데 실패한 수험생의 경우 그로 인한 파급효과가 영어에까지 번지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체감난도를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영어는 대체적으로 기출문제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지만 지문의 길이가 전반적으로 길고 내용 역시 추상적이어서 앞서 치러진 국가직 9급 필기시험보다는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된다. 영역별로는 ▲어휘-2문항 ▲동사구․표현-2문항 ▲생활영어-2문항 ▲문법-4문항 ▲독해-10문항 등의 출제분포를 보였다.

영어 C 교수는 “난도 높은 독해 문제들의 정답에 대한 근거가 매우 명확했다는 점에서 문제 유형별 독해법을 익혀 효율적인 글 읽기를 연습한 수험생과 글의 해석만을 중요시 여긴 수험생 사이에 점수 차이가 다른 시험에 비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또 C 교수는 “어휘와 문법의 출제포인트는 기출문제의 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독해는 추상적인 내용과 긴 지문 길이로 인해 점점 어려워지는 최근의 출제 경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문항의 정답가안이 변경되는 해프닝이 있었던 한국사는 올해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반응이 많았으며, 출제 오류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아직까지 크진 않다. 분류사별로는 ▲정치사-11문항 ▲경제사-3문항 ▲문화사-4문항 ▲지역사-1문항 ▲인물사-1문항이 출제됐으며, 시대별로는 ▲선사시대-1문항 ▲고대-3문항 ▲고려-4문항 ▲조선-4문항 ▲근대-2문항 ▲일제강점기-3문항 ▲현대-2문항 ▲통합형-1문항 등이 출제됐다.



다만, 문화재에 대한 설명으로 올바르지 않은 것을 고르는 8번 문항의 경우 평소 문화재 건축양식을 제대로 학습하지 않은 수험생들의 오답을 유도하는 문제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오답을 고른 이들 중 상당수는 덕수궁 석조전이 ‘서양 양식’의 건물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고딕’이 아닌 ‘르네상스식’이라는 점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한국사 D 교수는 “너무 어렵게 출제돼 말이 많았던 국가직 9급 시험보다는 쉽게 출제돼 예년처럼 이번에도 합격선은 85점 정도일 것”이라면서 “특별히 출제경향의 새로운 변화는 없었으며 수험생들이 예측 가능하도록 적절한 난이도에 잘 출제된 것 같다”라고 평했다.


E 교수는 “최근 공무원 시험에서 변별력을 위해 출제한 고난도 문제에 대해 비판이 쏟아진 바 있고 이에 대한 인사혁신처의 공식적인 브리핑 이후 치러진 첫 시험인 만큼 과거의 출제방식을 최대한 따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17번(김구) 문제의 경우는 빈출 주제였지만, 그동안 출제된 방식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출제되었기에 수험생들이 다소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처:공무원저널>